[국민] 널 좋아해 [완결]

아씨, 존나 귀여워.정국은 지민의 어처구니 없는 고백을 듣자마자 꼬옥 껴안았다. 지민은 정국이 저를 안자마자 소름이 오소소 돋았다. 몇 십년간 수십번을 넘게 한 포옹이 다르게 느껴졌다. 지민은 쑥쓰러운지 정국의 목에 고개를 묻고 눈을 질끈 감았다. 당당한 고백은 어디 갔는지 정국이 막 안았던 팔을 풀고 저를 쳐다보자 지민은 고개를 푹 숙였다."니 이제 내 ...

"더 있다가라.""싫다."지민을 응급실에 데려가서 링거까지 맞게하고 집까지 데려다줬다. 오랜만에 지민의 집에 오니 부모님까지 나와 반갑게 맞아주셨다. 어쩌다보니 집에 온 시간은 딱 점심때라 밥까지 같이 먹게 됐다. 어른들의 부탁엔 거절할수 없었다. 밥을 다 먹고 지민이 침대에 누운걸 확인하자 다시 서울로 올라가려했다. 근데 저렇게 붙잡는다."왜.""나 니 ...

"니 정국이랑 안왔나?""갸 이민갔다.""뭔소리고.""월북했다."쟤는 지금 뭔소리야. 지민의 엄마는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엠티가 끝나자마자 고향으로 내려갔다. 상처뿐인 엠티였다. 살면서 처음 받아보는 어마어마한 상처였다. 평소 장난처럼 말하는 꺼져, 도 아니였다. 평생을 가장 친한 친구로 지내온 정국이 돌변하니, 정말 정신을 차릴수 없을정도로 충격받았다. ...

"야, 너 핸드폰 정지했냐?""어. 술 마시고 박지민한테 연락할것같아서.""또라이새끼..."더이상 찌질한건 싫었다. 오기로 학교를 다니고 아무렇지 않은척했지만 지민을 볼때마다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아예 이참에 술을 끊자, 싶었지만 말이 안됐다. 결국 그냥 휴대폰까지 정지해버렸다. 석진은 어이없는 표정이었다.-고객님의 사정으로 이용 정지가 된 폰입니다.....

"와, 진짜 최악의 고백이다."".....""왜, 아주 바지벗고 딸이라도 치지 그랬어. 이래도 내가 남자로 안보이냐!? 지민아!""김석진, 닥쳐라."석진은 그 말에 조용히 입을 다물었다. 그렇게 뛰쳐나오고 갈데도 없어서 석진의 자취방 문을 두드렸다. 석진은 분위기 파악도 못하고 정국의 얘기를 듣고 깔깔거리며 웃었다. 정국은 귀신에게 홀린 사람같이 멍했다. ...

정국은 천천히 집으로 걸어갔다. 허탈하고 복잡했다. 하지만 이젠 정말로 어쩔수 없었다."야, 박지민."집으로 들어오자마자 지민을 불렀다. 썰렁한 집안만이 저를 반겼다. 뭐야. 이 새벽에 어딜 나갔나보다. 정국은 전화를 하려다 말고 소파에 털썩 앉았다. 지민은 곧 들어올것이다. 그러면...-역시 인생은 정말 호락호락 하지않다. 특히 박지민은 호락호락하지 않다...

차라리 끝까지 왜 그랬냐고 따지지. 지민은 그 때 바락바락 소리지르면서 싸운게 기억안나는듯 굴었다. 그에 대해 정국도 고백하긴 겁이 나서 아무렇지 않다는듯 넘어갔다. 10년 친구였기에 싸우는건 자연스러운것이었고 아무 일 없다는듯 넘어가기도 쉬웠다. 그리고 중간고사가 끝나고 같이 부산을 내려가게 됐다. 태형과 내기를 한지 딱 한달반이 되고나서였다. 중간고사 ...

"야, 술 취해서 한거가지고 너무 의미부여 하지마. 불쌍하니깐."식사가 끝나고 지민이 먼저 일어난 틈에 태형은 재빠르게 정국을 끌어당겨서 속삭였다. 그 말을 듣자마자 속이 부글거렸다."야, 이 시발!""뭐?"막 욕을 하려하는데 지민이 돌아봤다. 정국은 급하게 입을 다물었다. 화가 나서 눈알까지 새빨개졌는데 아무말도 못하고 입술만 꾹 깨물었다. 태형은 정국의...

언제 숙소를 들어온지 기억이 안날정도로 정신이 없었다. 아마 뒤늦게 필름이 끊긴게 틀림없다. 정국은 시끄러운 아이들의 목소리에 눈을 떴다. 어제 술을 진탕 먹이고 8시 기상이라니. 잔인하기 그지없었다. 눈을 뜨자마자 지민을 찾았다. 당연하게도 옆자리엔 지민이 없었다. 눈을 깜빡 깜빡 거리면서 멍하니 천장을 보다가 생각에 잠겼다. 뽀뽀를 하고 억지로 껴안고 ...

'네가 하는건 박지민을 빡치게 만드는거잖아.'에이씨.'질리게 만드는 거잖아. 그게 네 목적이야?'집을 가는 내내 태형이 했던 말을 곱씹는 정국이었다. 터덜 터덜한 걸음을 빨리 하니 금방 자취방 앞이었다. 내일이 MT라 빨리 집에 왔더니 10시도 안됐다. 정국은 태형의 말에 골이 아픈지 인상을 꾹꾹 찡그리고 문을 열었다. 현관문을 열고 신발을 벗으니 지민의 ...

김태형, 20세. 살면서 한번도 누구에게든 져본적이 없는 사람이었다.태형은 무엇이든 이겨야 직성에 풀리는 사람이었다. 그 누구보다도. 얼마나 지는 걸 싫어하냐면, 더 좋은 대학교를 갈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액 장학금과 수석 입학 하나때문에 지민과 같은 대학교를 온 태형이었다. 그저 저가 1등을 하는게 좋으니깐. 그 정도로 단순하고 독한 사람이었다. 잘생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