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RED [완결]

Loving him was red

정신이 들자마자 본 얼굴은 정국이었다. "............." 나는 상황 파악에 애를 썼다. 사방을 둘러보니, 구역질 나는 약 냄새와, 사람들의 시끄러운 말소리. 정국은 말 없이 내 손을 잡고 있었다. 그리고 내 손목에 꽂힌 링거. 병원인가. 어떻게 된 것일까. 그런데 가장 두려운건, "가지마....." 내 말을 듣고 정국이 눈물에 가득찬 눈으로 또르...

It's better to burn out than its fade away

지민은 요즘 바빴다. 그래서 다행이었다. ".........." 지민은 요즘 교생 실습에 한참이었다. 정국아, 이번엔 성적도 실습으로 한대 ㅠㅠ, 지민의 카톡을 보고 정국이 웃었다. 지민은 몰라야했다. 정국은 낯선 번호들이 찍힌 통화기록을 한번에 삭제했다. [어딨는지 찾아낼거다] 모르는 번호로 온 문자는, 단 9글자로 정국의 숨통을 옥죄는듯 했다. 번호는 ...

아침이 되자 제 품에 지쳐 울다 잠든 정국이 보였다. 땀에 젖은 머리칼을 쓸어주자 잘생긴 눈썹이 보였다. 조심히 입을 맞추자 정국이 살며시 눈을 떴다. 지민은 조용히 웃었다. "아침이예요?" 완전히 가라앉은 정국의 목소리. "응. 우리 롯데월드 갈래?" 지민은 이상한 제안을 했다. 정국이를 기쁘게 해주고 싶어. - 정국은 아기 같았다. 저보다 훨씬 덩치가 ...

네 눈물 닦아주고싶어

정국은 일을 하는 내내 실실거리면서 웃었다. 보다못한 윤기가 빗자루로 정국의 엉덩이를 치면서 물었다. 정국은 아니예요, 하며 하하 웃었다. 윤기가 궁금한지 정국을 째려봤다. [오늘도 힘!] 가게에 손님이 없을 때마다 공부하려고 문제집을 가져왔다. 어디까지 공부했더라, 진도에 맞춰 책을 피니 지민의 간질간질한 글씨체. 푸흐흐, 결국 웃어버렸다. 정국은 못참고...

정국이 없는 틈에 빗자루와 쓰레받이까지 동원해서 집을 청소했다. 이 유릿조각과, 핏자국들. 알 수 없지만 묻지 않기로 했다. 지민은 조용히 그것들을 바라보다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열심히 방을 청소했다. 유리들을 전부 버리고, 걸레로 핏자국이 찍힌 바닥을 닦았다. 바닥을 다 청소하고 지쳐 엎어져 주위를 둘러봤다. 그래도 저 벽지는 그대로네. 화분만 바꾸면 되...

그 뒤 정국은 한참동안 자취를 감췄다. 상처를 치료해주고 집으로 돌아오는길부터, 며칠이 지나도 정국을 잊을수 없었다. 정국만 생각하면 눈물이 주룩주룩 흘렀다. ".............." 새벽 두시, 운동화가 땅에 닿아 타닥거리는 소리가 거리에 가득찼다. 어느날, 지민은 참지 못하고 엉엉 울면서 정신 없이 달려갔다. 정국이 일했던 가게. 가게 앞에 도착하...

데이트는 무슨. 지민은 정국이 뽀뽀를 한뒤로 정신을 놓고 다녔다. 무슨 말을 해도 한박자 늦게 대답하고, 영화를 보러가는데도 상영관도 잘 못 들어가고 한참 헤맸다. 너무 귀여웠다. 정국은 놀리려다가 참았다. 얼마나 당황한 눈치인지, 맘 먹고 놀리면 울음을 터뜨릴 얼굴이였기에. 집에 데려다 줄게요. 응... 무심결에 응, 이라 대답했다가 아니라며 허둥지둥 다...

나, 나 갈게. 지민은 거짓말같이 아침이 되자마자 눈을 번쩍 떴다. 사실 밤새 한숨도 자지 못하고 눈을 감고 자는 척 열중이었다. 커튼 틈에 빛이 지민의 눈가를 비추자, 그제서야 연기를 그만두고 벌떡 일어났다. 허둥지둥 거리며, 일어나는 지민을 정국은 잡지 않았다. "............" 무기력하고 어린 정국의 눈. 하지만, 깊은 곳 뜨거운 열기. 지민...

나는 빛을 피해 걸어간다

"엄마, 이거 안 먹지? 나 이거 가져간다! 응?" 지민은 오랜만에 집에 들려 냉장고를 활짝 열었다. 그리고 갖가지 반찬들을 쳐다봤다. 먹을만한게 있나? 아, 맞다. 정국이 집엔 김치는 없던데. 어? 제육볶음 얼려놓은 것도 있다. 그리고 이 스팸이랑, 참치캔도.. 아, 김도 가져가야지. 큰 상자에 온통 먹을 것들을 담고 으라차차, 힘들게 일어났다. 막 나가...

콜록 콜록, 정국은 기침을 하면서 일어났다. 일어나자마자 뿌연 연기에 정국이 사방을 둘러봤다. 정국의 시선은 지민에게 꽂혔다. 후라이팬을 들고 당황한 지민의 얼굴. 정국은 눈을 뜨자마자 보이는 지민의 얼굴에 피식거리며 웃었다. 그런데 일단 이 연기는 뭐지. 이것 좀 수습하고. 일어나자마자 지민에게 달려가니, 지민의 얼굴이 무척 붉어졌다. "...이거 뭐예요...